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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로 기자단] 독일여성, 고용평등과 정치참여 어디까지 왔는가

복지로 2013. 8. 20. 13:49
독일여성, 고용평등과 정치참여 어디까지 왔는가

 

여성의 복지정책을 거론하자면, 먼저 낙후된 여성의 지위를 끌어올리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기존의 전통사회의 힘의 구조인 남녀의 불평등에서 평등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여성의 복지는 그때부터 출발한다고 간주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성이 사회에 표면적으로 드러난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다. 독일 대학에서 여성들이 최초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1896년 훔볼트 대학에서 청강생 자격이었다. 지금은 독일에서 대학입학 자격(Abitur)을 취득하거나 대학생인 경우 여학생의 수가 43%에 달한다. 독일은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권리가 헌법의 기본권에 명시되어 있다. 현대사회로 진입하면서 여성의 평등을 대표하는 곳은 어디일까. 그것은 고용 평등과 정치 참여 비율에 있다.

  

 

여성 직업 지원의 기회와 경력단절 해소

지난해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일본과는 무려 10%나 차이가 났다. 독일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일본, 다음으로 임금격차가 컸다. 독일 연방통계청 보고에서도 남성의 임금보다 여성이 22%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전선에서의 평등은 급여의 평등을 의미한다. 독일 여성가족부의 보고에 따르면 성공적으로 ‘직업교육’을 받은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훨씬 많음에도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다고 한다. 물론 그것은 엔지니어 등 비교적 월급체계가 높은 자연과학 분야의 종사자가 남성이 많다는 데에 기인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여성들이 많은 유치원 교사 등 직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낫다. 그것은 남성들이 유치원 교사 유아보육사 등의 직업에 뛰어들기 힘든 것은 수입의 문제라기 보다는,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는 "왜 남자가 남의 애들 기저귀를 갈아줘야 해"하는 사회의식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개선하고자 연방 여성가족부에서는 ‘유치원에서 더많은 남성을!’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유치원 교사 지원을 권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정부의 평등정책은 ‘Boy's Day'와 ’Girl's Day'를 통해 캠페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자리 지원을 위한 정부의 기회균등의 정책 기조는 다음과 같다.

 

1. 일자리 시장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평등한 할당 

2. 남성과 여성, 어머니와 아버지를 위한 평등한 경력기회

3. 직업 능력에 따른 균등한 급여

 

급여의 불균형은 일자리 유형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 여성의 급여 평등의 걸림돌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다. 독일 비스바덴 소재 연방인구연구소의 연구에 의하면, 여성 답변자 중 여성의 사회활동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수치는 서독지역 63%, 동독지역 36%였다. 이러한 사회적 인식은 육아휴직의 보장으로 해결점을 찾고 있다.

 

독일에서는 육아에 전념하는 시간도 주고, 이와 더불한 직장 복귀에 용이하도록 체감적인 육아휴직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정기간 동안 아버지와 어머니가 교대로 휴직할 수 있고, 아이의 나이가 3-6세일 때에도 육아휴직이 가능하다. 또한 아이를 낳으면 최대 2년 동안 휴직한 부모 급여의 60% 정도를 부모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직업을 가진 어머니에 대한 산모보호법을 통해 일자리를 전적으로 보장받는다. 독일에선 주당 40시간 근무 시간을 반일, 3분의 2, 5분의 3 등 근무로 조정할 수 있는데, 어린아이가 있는 직장여성의 70% 정도는 파트타임 근무를 한다. 하지만 육아와 직장의 딜레마 속에서 방황하는 전문직 여성들도 더러 보게 된다.

 

 

또한 지난해 11월 유럽집행위원회가 유럽의 대기업 상장사의 경우 2020년까지 비상임이사 여성비율을 40%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지시사항을 승인했다. 이에 엄격한 제재조치를 도입함에 따라 독일 기업들내 여성임원 영입도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체감되진 않는다. 2012년 한 해 기업 임원의 여성 비율은 3-4%에 그쳤다고 보도된 적 있다.

 

정치참여와 여성 할당제

바이마르 공화국 선포 후 1919년부터 독일의 여성들은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다. 독일 연방의회의 여성 의원 배분율은 1980년에 8,4%에서 현재 30,6%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5%로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대부분의 정당에서는 "여성할당제" 또는 규정을 통해 당 고위직 내의 여성 수를 늘리려고 한다. 1961년 이래로 모든 연방 정부에는 1명 이상의 여성장관이 임명되었고, 주정부에도 여성문제 담당관제를 채택한다. 기업에서는 여성의 일자리 고충을 상담하고 해결할 여성 담당관을 의무적으로 배치한다. 일곱 명의 자녀를 둔 폰데어 라이엔(기민당) 노동부장관은 기민당과 기사연합의 여성할당제 도입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사실 독일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비율은 비교적 높지만, 그 여성들에게 맡겨진 자리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거나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경우도 흔치 않다. 여성 할당제가, 많은 부분에서 남녀 평등정신을 구현시켰지만 아직도 남녀평등은 사회적 과제로 남아 있다. 독일에서는 남녀 평등을 위한 여성운동 조직이 활성화되어 있고, 여성의 삶의 질을 보호하기 위한 ‘여성의 집’이 설치되어 있다. 이는 종교와 민간단체에서도 활발하다. 베를린 카톨릭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드보라의 집’은 직업적 소외 및 가정과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들의 권익에 앞장선다.

 

그나마 독일 정치권에서 30%의 여성이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그나마도 힘들다. 여성 정치인들은 ‘노동이 힘인 세상은 지났다. 세상의 절반이 여성인데 30%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여성이 총리인 독일에서 아직도 남녀평등의 갈 길은 요원해 보인다. 직장과 정치참여뿐만 아니라 성폭행, 인신매매, 이주민 여성문제 등 물리적 힘의 약자가 사회적 약자가 되는 현실은 여전하다.

 

스웨덴은 성 매매 여성 처벌이 아닌, 성 구매자를 처벌한다고 한다. 그러한 의식의 전환은 많은 여성이 정치에 참여,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 정책방향에 참여했을 때 가능해진다. 여성의 복지는 결국 자신의 성을 통한 슬럼 형성이 아닌, 남녀가 하나의 인간으로 함께 살아가는 의식의 변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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