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생활/복지칼럼

[복지로 기자단] 핀란드의 '아동'을 위한 '아동 복지'

복지로 2013. 9. 9. 14:03
핀란드의 '아동'을 위한 '아동 복지'

 

 

하얀 피부에 금발머리, 그리고 형광색 안전조끼를 입은 핀란드 아이들.

핀란드에서 트램을 타고 도시를 다니다 보면, 작은 놀이터에서 형광색 안전 조끼를 입고 놀고 있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유치원이 아닌 곳으로 외출을 할 때, 모든 아이들은 이러한 조끼를 착용하게 된다. 안전하기만 할 것 같은 놀이터에서도 모든 아이들이 형광색 안전 조끼를 착용해야하는 것은 유치원들의 기본규칙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은 부분에서도 보호를 받고 있는 핀란드 아이들을 바라보면, 이 아이들을 향한 핀란드 정부의 복지제도는 얼마나 잘 되어있을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많은 나라들에서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육아 휴직 등 출산과 관련된 다양한 복지정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그렇지만 자녀계획을 갖고 있는 부부들에게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실질적으로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각종 혜택을 받고 아이를 출산할 지라도 그 이후의 육아를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핀란드의 아동 복지는 그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걱정1.  “우리 아이는 누가 돌봐주나요?”

 

 

* Child Home Care Allowance

아이가 태어나서 3살이 될 때 까지 아동 보육 수당(child home care allowance)이 지급된다. 이 보육수당은 직접적으로 아이를 돌보는데 쓰이기도 하며, 전문 보육인을 고용하는데 쓰이기도 한다. 보육 수당은 기본 보육수당과 추가 보육수당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특별한 점이 있다. 진정한 평등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든이들에게 똑같은 혜택을 주기 보다는 이를 더욱더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차별적으로 지급해야 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등복지의 실현에는 역차별이라는 문제점이 따르기도 한다. 따라서 핀란드는 아동 보육 수당을 기본 보육수당과 추가 보육수당으로 나누어서 기본 보육수당은 한 가족의 수입과 상관없이 동등하게, 추가 보육수당은 소득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한다.

 

기본 보육 수당은 아래와 같이 지급된다.

 

- €336,67 3세 이하의 한 아동에 대하여 한 달 지원 금액

- €100,79 3세 이하의 추가적인 아동에 대한 한 달 지원 금액 

- €64,77 3세가 지난 후 학교 입학 전까지 한달 지원 금액

 

여기서 한달 최고 €180,17까지 소득에 따라 추가 보육 수당이 지급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아동 보육 수당의 기본 조건이 바로 아이가 부모와 같은 공간에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Private Day Care Allowance

아이를 전문 보육인에게 맡겨야 하는 경우에 그 경제적 부담을 더욱더 줄여주기 위해 특별 지원을 해 준다. 즉, 전문 보육인을 고용하여 아이를 맡길 경우 한달에 €171,40의 지원금이 전문 보육인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아이가 아주 어릴 경우 전문 보육인에게 맡기지만, 아이가 4~5세가 되면 유치원이나 보육원 등에 다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매달 €63,06가 지원금으로 지급된다.

 

*Part Time Child Care Leave and Allowance

사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모의 손길이다. 부모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으며 아이를 전문 보육인이나 보육시설에 맡기더라고 직장에서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핀란드 정부에서 이러한 아이와 부모 모두를 위해 마련한 복지 제도가 바로 'part time child care leave and allowance'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될 때 까지 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지원금으로 매달 €96,41를 지급해준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줄이지 않으면 추가 지원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일하는 시간도 줄이고, 지원금도 받는 아주 특별한 제도인 것이다. 부부가 동시에 같은 시간에 근무시간을 줄이지는 못한다. 이는 핀란드 정부가 이 제도를 시행하며 권고하는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즉 부부가 번갈아 가며 아이의 아빠가 오전시간의 근무를 줄이고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아이의 엄마가 오후시간의 근무를 줄여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저녁때 온 가족이 모두 모여 다같이 시간을 보내는 이상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이 복지 제도는 아이가 혼자 보내는 시간을 줄이며 부모와 아이가 함께 하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걱정2.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드는 경제적 부담은 어떻게 하나요?”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아이를 양육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다방면에서 지급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 실행하는 것처럼 핀란드 역시 첫째 아이, 둘째 아이 등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지원금을 주는 ‘child benefit'을 지급하고 있다.

 

- 첫째의 경우 €104.19  

- 둘째의 경우 €115.13

- 셋째의 경우 €146.91  

- 넷째의 경우 €168.27

- 다섯째 혹은 그 이상일 경우 €189.63

 

중요한 건, 이 child benefit은 한번 지급되고 끝나는 지원금이 아니다. 아이가 외국에 나가거나(이 경우에도 예외가 있음) 다른 연금을 받지 않는 한 17세가 될 때까지 매달 지급된다.

   

 

걱정3 “아이가 아플땐 어떻게 하나요?”

 

 

아직 어린 아이들은 질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만큼 잔병치레가 많다. 핀란드에서 아이가 병원치료를 받거나 입원을 하게 될 경우! 그 비용 부담의 일부분을 국가에서 떠맡는 것은 기본이다. 무엇보다도 아이가 아플 때 필요한 것은 부모의 보살핌이다. 이를 위해 아이가 단기간 아플 경우 양쪽 부모 다 각각 4일씩 휴가를 쓸 수 있다. 그러나 아이가 장기간의 보살핌을 필요로 할 경우 일하는 날을 기준으로 60일까지 휴가를 낼 수 있으며 그 기간만큼의 수입을 특별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연장이 필요하다고 여겨질 경우 최대 90일까지 가능하다. 수입 걱정 없이 아이를 충분히 보살 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또는 사회복지센터나 다른 이에게 아이를 맡겨야 할 경우 매달 €310.44의 지원금이 지급되며, 아이를 돌보는 기간이 변경됨에 따라 아이를 돌봐주기로 한 사람이 직장에 나가지 못한 경우 최소 €600의 지원이 이루어지게 된다.

 

 

(핀란드 아동들의 인기 캐릭터 ‘무민’)

   

일반적으로 아동복지를 떠올렸을 때 아동의 교육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해주거나 아이를 돌봐주는 센터를 마련하는 등 아이의 추가적인 환경을 마련해주는 쪽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핀란드의 아동 복지제도는 말 그대로 아이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항상 생각한다. 아이에게 필요한 존재는 아이를 돌봐주는 제 3자가 아닌 바로 그 아이의 부모이다. 이를 위해서 여러 가지 복지제도를 마련하다보니 한 아이의 성장을 뒷받침해 주면서 동시에 부모의 직장생활까지 보장해주게 되었다. 그 가정이 존속 될 수 있는 최상의 혜택들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결국 핀란드의 복지제도들이 다른 나라 복지제도들의 롤 모델이 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그 수혜 대상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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