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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로 기자단] “일터가 아니라 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 사회복지사

복지로 2014. 1. 6. 16:09

"일터가 아니라 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 - 사회복지사


오전 7시 30분 아침 식사부터 시작해 오후 6시 저녁 식사까지, 하루의 세 끼 식사를 챙기고 끝내는 사람들. 하루 12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때로는 당직근무로 오후 9시 30분까지 일한다. 물론 오후 9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 30분까지 밤새워 일하기도 한다. 빨간 날이라고, 공휴일이라고 다 쉬는 것도 아니다. 빨간 날이라고, 공휴일이라고 밥을 먹지 않는 것도 아니다. 아픈 몸도 덩달아 달력과 같이 아픔도 사라지지 않는다. 아픈 노인들과 장애인들은 밥을 먹어야 하고 대소변으로 내보낸다.



장애인들의 발을 씻으며 정담을 나누는 사회복지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일터가 아니라 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또 다른 가족. 피를 나눈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 우리는 쉽게 사회복지사라고 말한다. 사회복지사(社會福祉士),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사회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정의한다. 물론 자격증 사회복지사를 넘어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모두 아울러 부르기도 한다.



자신의 나이보다 몇 곱절이나 많은 할머니께 때로는 손녀처럼, 때로는 딸처럼 친근하게 말하는 사회복지사.


“친구, 형, 동생, 삼촌, 자식 같은 사람”

“때로는 의지할 수 있는 친구처럼, 때로는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의 근무환경을 열악하다. 올해 초 사회복지공무원들이 업무과중과 스트레스로 잇달아 자살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사회 복지사 가운데 민원인(클라이언트)에게 폭행을 당해 본 피해자는 65%에 이른다. 흉기를 이용한 심각한 폭력을 경험한 사회복지사도 5.4%.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23%. 이 모두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지만 감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희생과 봉사’라는 허울 속에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는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가 개선되길 바라고 바란다.


사회복지사는 못하는 게 없는 슈퍼맨같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몸 마가진 개그도 하고 기타로 흘러간 옛노래도 부르는 가수도 되고.


그럼에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밝은 웃음으로 함께하는 까닭은 무얼까. 160여 명의 중증장애 노인들이 생활하는 경남 산청 성심원.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이재정 사회복지사는 욕도 구수하단다. 뚝배기 된장 맛처럼.

“처음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는 온통 욕이라 얼굴이 벌게지며 당황했었어요. 

이젠 어르신의 나와 소통하는 욕이 오히려 정겹더라고요.”

피붙이와도 연락되지 않는 할아버지와 함께 오래도록 할아버지 뚝배기 맛 같은 욕을 들으며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었다. 아쉽게도 바람은 오래가지 못했다. 뚝배기 같은 구수한 욕을 달고 살던 할아버지께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스마트 폰에 내장된 전자책(e-book)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어르신께 책을 읽어드리는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없지만, 사회복지시설 종사자로 수년간 일을 한 김 아무개 씨는 "제가 모시는 어르신들은 가족과 이웃들에게 외면받은 아픈 과거를 가진 분이에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더는 소외되지 않아요.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저를 비롯해 우리와 더불어 편안하게 보내는 곳입니다. 아마도 저를 비롯해 동료들은 여기 성심원이 일터가 아니라 집이라 생각하고 어르신들을 가족이라고 여길 겁니다.“

시간 채우기 위해 마지못해 봉사활동을 왔던 고등학교 2학년 최 아무개는 봉사전과 후로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고도 말했다. 사회복지사들이 절대 사회복지사 하지 말라고 해도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에 푹 매력을 느껴 자신의 진로를 바꾸기로 했다고.

“항상 돈이 최고라고 여겨 돈 많이 버는 직업으로 진학을 준비했어요. 근데 비록 돈 많이 벌지 못하는 가난한 사회복지사라도 그 속에는 따듯한 온정과 웃음이 묻어있어요. 사람과 사람의 소통 때문이에요. ‘교감’을 배웠거든요.”



아흔 아홉의 할머니와 정겹게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모녀같다.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의 따뜻한 체온을 함께 나누는 사람.

일터가 아니라 집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좀 더 따뜻하고 행복해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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