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칼럼 15

[칼럼] 대한민국 만세

[칼럼] 대한민국 만세 김영신 (보건소진료소장회 부회장) 새벽1시. 띠리리리링....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번호를 확인하니 지역 주민번호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전화를 받았다. 몸이 아프시다는 한 어르신의 전화였다. 시골 어르신들, 당신의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는 곳, 여기는 바로 보건진료소이다. 보건진료소는 1980년대 초반 의료취약지역의 주민들에게 균등한 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농어촌 및 오지에 세워진 유일한 보건기관이다. 하지만 아직도 보건진료소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있어 아쉽다.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과 필자의 이름이 같아 가끔 비교되곤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채영신과 박동혁은 농촌의 가난함과 무지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웠다면, 지금의 상록수 주인공..

[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문화복지, 함께 누린다

[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문화복지, 함께 누린다 이용교(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전통사회에서 복지는 아주 가난한 사람의 생존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긴급하게 지원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고 질병을 치료해주는 수준이었다. 사회가 산업화되고 도시화되면서 복지의 주된 대상은 노동자와 그 가족으로 확대되었다. 노동자들은 산업재해, 실업, 질병, 노령 등 사회적 위험에 대비하여 공제조합과 사회보험에 가입하였다. 여기에 사용자와 국가가 분담하면서 사회복지는 일부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구빈정책에서 노동자와 가족 그리고 전체 시민을 위한 방빈(防貧)정책으로 발전되었다. 복지가 빈곤을 구하는 것에서 빈곤을 예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복지의 영역이 시민으로서 문화생..

[복지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주거복지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

[복지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주거복지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 이용교(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사람이 인간다운 생활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의식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시로 인구가 몰려들고 핵가족화로 더 많은 집이 필요하자, 정부와 시장은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는 아파트를 건설하여 ‘분양’하는데 집중하였다. 무주택자에게 아파트를 우선 분양하는 것이 복지로 인식되고, 가난하여 셋방·셋집에서 사는 사람을 위해 ‘영구임대아파트’를 짓는데 만족했다. 최근에는 사회복지 측면에서 주거를 중요한 복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가구의 소득인정액(부양의무자의 부양비를 포함하여)이 기준 중 위소득의 43% 이하인 세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주거급여를 신청하면 지역과 가구원수에 따라 산정..

[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일을 하면 복지도 커진다

[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일을 하면 복지도 커진다 이용교(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공공부조가 처음 도입될 때에는 주로 고아나 기아처럼 노동능력이 아직 없는 아동이나 65세 이상 노쇠자와 같이 노동능력을 상실한 사람에게만 복지를 제공하였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당사자가 노동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보호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양할 능력이 약한 경우에만 생계보호 등 생존을 위한 최소 조치를 취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맞이하면서 우리 국민들은 노동능력이 있고 노동할 의사가 있어도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이에 정부는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지급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기 위해 1999년 기초생활보장..

[칼럼] 편히 잘 수 있는 방 한 칸 있는 게 소원입니다

[칼럼] 편히 잘 수 있는 방 한 칸 있는 게 소원입니다 최문정(남양주시 와부조안행정복지센터 사례관리사) 동네 이장님의 손에 이끌려 주민센터로 찾아온 남루한 차림의 50대 남성 입에서는 술 냄새가 심하게 났고, 몸에서 나는 땀과 담배 냄새가 주민센터 상담실을 가득 채웠다. 떨리는 입술로 조심스럽게 그는 입을 열었다. “편히 잘 수 있는 방 한 칸 있는 게 소원입니다.” 주민센터에 오게 된 그의 사연은 이랬다.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월세 체납으로 쫓겨나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주민센터의 통합사례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그와의 상담을 통해 가장 먼저 살 집을 알아봤다. 무한돌봄 주거비 신청과 지역 내 중개업소, 임대인의 협조로 지하 월세방을 마련..

[스타의 복지칼럼] 나눔의 손길이 기적을 만든다. 태안반도의 기적처럼

[스타의 복지칼럼] 나눔의 손길이 기적을 만든다. 태안반도의 기적처럼 - 박준규(배우) 태안반도 원유 유출 사고가 난지도 어느 덧 10여년이 지났다. 당시만 해도 이 곳 갯벌에는 살아 숨 쉬는 그 어떠한 것도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혹독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청정지역인 태안반도를 복구하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전국 각지의 12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태안 앞바다로 모여들었고, 그 곳에서 모두 함께 땀과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놀랍게도 태안 앞바다가 3년이 채 되지 않아 푸른 바다의 생명력으로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검은 기름을 온몸에 묻혀가며 만든 태안의 기적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 곳 갯벌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힘들었다. 바다로 나가는 봉..

[스타의 복지칼럼] 나의 작은 재능이 필요한 곳이라면

[스타의 복지칼럼] 나의 작은 재능이 필요한 곳이라면 - 신영일(아나운서) 직업 특성상 행사 사회나 특강 문의가 자주 들어온다. KBS에 소속되어 있던 시절에는 외부 일을 하려면 회사의 허락을 받고 공문처리가 된 이후에 할 수 있었지만 프리랜서인 지금은 오로지 내 자신이 그 일을 할지 말지를 결정한다. 물론 섭외가 들어온 날짜에 스케줄이 비어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이지만 행사나 강의의 성격도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하는 일만큼 수입이 생기는 입장인지라 그 일을 했을 때 얼마만큼 사례를 받는지도 빼놓을 수 없는 체크포인트이다. 일정이 가능해도 터무니없이 작은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 그날 시간이 안 된다는 핑계로 거절하는 요령도 생겼다. 하지만 이런 노하우(?)가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다. 복지단체나 자선..

[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나눔 내레이션의 기부가 일깨워준 작은 변화들

[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나눔 내레이션의 기부가 일깨워준 작은 변화들 - 류진(배우) 작년 12월, 나는 목소리 재능 기부로 따스한 연말을 보냈다.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기 위해 기획된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특별방송에 내레이션을 맡게 됐다. 따뜻한 나눔의 현장을 소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취지에 망설임 없이 동참했다. 김갑수 선배님, 배우 김태우, 전미선, 장영남, 개그맨 이상훈 님 등 많은 연예인 선후배 동료들도 참여해 따뜻함을 더했다. 나는 이날 방송에서 화재로 한쪽 팔을 잃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필리핀 이주노동자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을 듣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어느 날..

[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보이지 않는 나눔과 보이는 나눔

[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보이지 않는 나눔과 보이는 나눔 - 안지환(성우) 성우,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참 매력적이다.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방송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화려한 외면 뒤에는 한 사회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불안과 고민도 존재했다. 그 중 하나는 직장에 고용된 직장인이 아니다 보니 4대보험이라는 사회적 안전망 안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건강보험료가 그랬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월 소득에 일정 비율을 내는 반면 나와 같은 프리랜서는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로 되어 있어 소득, 재산,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율을 고 려해 보험료가 정산된다. 소위 벌이가 안 좋을 때도 있는데,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보다 많은..

[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부모가 낳고 사회가 함께 키운다

[칼럼] 이용교 교수의 복지상식 - 부모가 낳고 사회가 함께 키운다 - 이용교(광주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가장 소중한 일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출산파업’이라고 불릴만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 가능한 여성(15~49세)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를 말하는 합계 출산율이 지난 10년간 1.3명을 넘지 못했다. 합계 출산율은 2006년 1.12명에서 조금씩 증감되고 있지만 2013년 1.19명, 2014년 1.21명, 2015년 1.24명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한 사회의 인구가 지속되려면 합계 출산율이 2.1명은 되어야 하는데, 1983년에 이선이 무너진 이후 33년간 저출산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