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 만세

 

 

 

김영신 (보건소진료소장회 부회장) 

 

새벽1시. 띠리리리링....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번호를 확인하니 지역 주민번호다.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전화를 받았다. 몸이 아프시다는 한 어르신의 전화였다. 시골 어르신들, 당신의 몸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는 곳, 여기는 바로 보건진료소이다. 
  

보건진료소는 1980년대 초반 의료취약지역의 주민들에게 균등한 의료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농어촌 및 오지에 세워진 유일한 보건기관이다. 하지만 아직도 보건진료소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있어 아쉽다. 소설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과 필자의 이름이 같아 가끔 비교되곤 한다. 소설 속 주인공 채영신과 박동혁은 농촌의 가난함과 무지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싸웠다면, 지금의 상록수 주인공들인 보건진료소장들은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다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에서 ‘채영신’과 비교된 건지도 모른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건강을 “단지 질병이 없거나 육체적으로 허약하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이다”라고 정의한다. 전국 1,900여 곳의 보건진료소에서는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함께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진료소 담당 지역 주민들의 노령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 이분들의 육체적 안녕과 더불어 정신적, 사회적 상태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이에 보건진료소에서는 어르신들에게 한 가지라도 더 기억하고 싶은 행복한 추억과 웃음을 만들어드리기 위해 노력을 한다. 치매 검진이나 우울증 검사 등 각종 보건교육은 물론이고, 어르신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 드리기 위해 추억의 영화 보기, 도서관 나들이, 황포돛배 타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어르신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실력으로 전시회 및 발표회를 하기도 하고, 지역축제에 참가하여 공연을 하기도 한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한 한 중년 남자가 부모님을 모시고 보건진료소를 방문했는데, 이날 그분께 들은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그의 말은 이랬다.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과 하루 종일 연락이 안 되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 알고 보니 보건진료소의 프로그램 때문이더라고요.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전화 온 줄도 모른다고 하세요. 허허허” 하루 종일 아들 내외의 연락만을 기다릴 정도로 고독하게 지내신 부모님이 이제는 보건진료소 프로그램 덕분에 재미있는 생활을 하신다고 덧붙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이 참여하신 보건진료소 활동 영상을 보여드렸더니 “대한민국 만세”를 큰 소리로 외쳤다. 보건진료소의 여러 서비스를 보고 우리나라가 이렇게 살기 좋은 나라였냐며, 나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현하셨다. 고향에 홀로 계시는 부모님이 덜 외로워하시겠다고 눈물을 훔치면서 말이다.


매스컴을 통해 이따금 들려오는 노인들의 고독사, 경로당의 불미스러운 각종 사고 소식을 접하면 마음 한쪽에 돌덩이가 들어 앉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서로 안부를 묻고, 행여나 보이지 않으면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정다운 이웃사촌이 있고, 언제나 내 가족같이 함께 해주는 보건진료소장들이 있어 안심이다. 젊은 청춘을 다 바쳐 한국 농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때로는 많은 어려움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로 인해 밝게 웃으시는 농촌의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언제나 힘찬 발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는 말이 있다. 더불어 보건진료소가 있어 우리나라의 농촌은 더욱 든든하다. 떨어져 사시는 부모님의 안부가 궁금하거든 보건진료소로 전화하시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움을 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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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편히 잘 수 있는 방 한 칸 있는 게 소원입니다

 

최문정(남양주시 와부조안행정복지센터 사례관리사)

 

동네 이장님의 손에 이끌려 주민센터로 찾아온 남루한 차림의 50대 남성 입에서는 술 냄새가 심하게 났고, 몸에서 나는 땀과 담배 냄새가 주민센터 상담실을 가득 채웠다. 떨리는 입술로 조심스럽게 그는 입을 열었다. “편히 잘 수 있는 방 한 칸 있는 게 소원입니다.” 주민센터에 오게 된 그의 사연은 이랬다. 막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월세 체납으로 쫓겨나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주민센터의 통합사례관리사로 일하고 있는 나는 그와의 상담을 통해 가장 먼저 살 집을 알아봤다. 무한돌봄 주거비 신청과 지역 내 중개업소, 임대인의 협조로 지하 월세방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긴급생계비 신청과 적십자의 구호 물품을 통해 당장의 생활비 및 식기, 담요 등 생활필수품을 마련했다.


 

 

  또한, 복지로의 ‘함께 도와요’에 그의 사연을 신청했고, 아름다운 가게를 통해 의류, 신발, 이불 등의 후원 물품도 지원 받았다. 무엇보다 그에게 자립할 힘을 키워주기 위해 읍사무소 일자리센터와 구직상담도 진행했다. 그의 의지를 반영하여 공공근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차디찬 바닥에서 노숙했던 그는 이제 아침 9시에 출근하고 오후 4시에 퇴근하는 당당한 직장인이 되었다.


  나를 통해 누군가가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향상된 복지 수준에 새삼 놀라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읍면동 복지허브화’다. ‘읍면동 복지허브화’란 각 시군의 읍면동이 우리 동네 복지 중심기관이 되어, 보건소, 민간 복지기관, 지역주민 등의 민간 부분과 함께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읍면동 주민센터가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국민들을 발굴하여 맞춤형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만약 이장님이 주민센터로 이 남성을 데려오지 않았다면, 그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는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여전히 떠돌아다니며 지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도움의 손길을 먼저 건넨 이장님과 용기 있게 주민센터를 찾아준 그. 그리고 ‘읍면동 복지허브화’라는 제도가 있었기에 그는 이제 번듯한 직장인으로 새 삶을 살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월세를 내고, 땀으로 얼룩진 냄새를 씻어내며, 갓 지은 밥을 먹고, 편안하게 누워 TV 속 화면에 웃음도 지으며 희망찬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주저 없이 읍·면·동 구석구석에 있는 주민자치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라! 당신의 이웃들이, 당신과 함께, 당신을 위해 동행하며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사회보장망 안에서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구성원들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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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나눔 내레이션의 기부가 일깨워준 작은 변화들

 

 

- 류진(배우)

 

작년 12월, 나는 목소리 재능 기부로 따스한 연말을 보냈다.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기 위해 기획된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특별방송에 내레이션을 맡게 됐다. 따뜻한 나눔의 현장을 소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취지에 망설임 없이 동참했다. 김갑수 선배님, 배우 김태우, 전미선, 장영남, 개그맨 이상훈 님 등 많은 연예인 선후배 동료들도 참여해 따뜻함을 더했다.


  나는 이날 방송에서 화재로 한쪽 팔을 잃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필리핀 이주노동자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을 듣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어느 날 밤, 단 크리스탄 씨의 집에 불이 났고, 단 크리스탄 씨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단 크리스탄 씨는 팔과 등에 4도 화상을 입게 됐고, 결국 오른쪽 팔이 괴사되어 잃게 됐다. 그의 뜨거운 부성애와 절망 속에서도 가족들을 위해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며, 같은 아버지로서 가슴이 뭉클했다.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이 담긴 화면을 보고 진행된 녹음 시간 내내 집에서 기다릴 두 아들 찬형이와 찬호가 생각났다. 두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류진에게 전해오는 느낌 그대로 단 트리스탄 씨의 진심을 담아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어렵게 살아가지만 아들을 바라보며 힘을 내는 그의 모습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의 자화상을 봤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 진행될 때면 꼭두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곤 한다. 또 지방으로 촬영을 가게 되면 며칠씩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 두 아들 녀석들이 곤히 자는 모습만 보고 나오기를 반복하기 일쑤다. 힘든 밤샘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나를 닮은 두 아들들이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볼 때면 절로 미소를 머금고 힘을 내게 된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인 이 녀석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지...’ 두 아들을 위해 밤샘 촬영에도 웃으며 일하는 나의 모습을 볼 때면, 그 때의 단 트리스탄 씨가 종종 떠오른다.


  작지만 좋은 일을 하고자 참여한 내레이션에서 오히려 내가 얻고 배운 점이 많았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사랑으로 모인다는 것을 알았다. KBS 특별 생방송이 진행된 이 날 하루에만 1억 7천여만 원이 모금됐다. 나눔의 위대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뜻 깊은 하루였다.

 


  재능기부에 참여한 후, 나는 아이들을 위한 나눔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올해부터 배포된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시행하는 유아교육 홍보 동영상 제작과정에서 내레이션으로 나눔 실천을 이어갔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재능기부 뿐 아니라 다양한 나눔 활동을 더 늘려가고 싶다.

 


   연말연시,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한 많은 행사가 개최된다. 나눔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어렵지 않은 실천이다. 이웃들에게 건네는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는 따뜻한 행복으로 배가 되어 돌아간다. 세상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을 또 다른 단 트리스탄의 행복을 위해 많은 분들이 훈훈한 연말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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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보이지 않는 나눔과 보이는 나눔

 

 

 

 

- 안지환(성우)

 

성우, 방송인이라는 직업은 참 매력적이다. 연기를 통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여러 방송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화려한 외면 뒤에는 한 사회인으로서, 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불안과 고민도 존재했다. 그 중 하나는 직장에 고용된 직장인이 아니다 보니 4대보험이라는 사회적 안전망 안에서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건강보험료가 그랬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는 월 소득에 일정 비율을 내는 반면 나와 같은 프리랜서는 건강보험료 지역가입자로 되어 있어 소득, 재산,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율을 고 려해 보험료가 정산된다. 소위 벌이가 안 좋을 때도 있는데,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보다 많은 보험료를 납부하기도 했다. 내가 병 원을 자주 다니는 사람도 아니고,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 같은 이 건강보험료를 ‘왜 이렇게 많이 내야 하나’ 하고 속 상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장인어른의 오랜 투병생활을 지키면서 건강보험료에 대한 색안경을 벗게 됐다. 장인어른께서는 지금은 먼 곳으로 떠나셨지만, 돌이켜 보면 오랜 세월 치료를 받으신 만큼이나 진료비, 치료비, 그리고 약값 또한 만만치 않게 나왔었다. 만 약 건강보험제도가 없었다면 맹장 수술에 2000만원(2013년 기준)이 나오는 미국처럼 감당하기 어려운 진료비가 나왔을 것이다.


  내가 낸 보험료가 아픈 사람들에게 의료비 감면 혜택으로, 또한 내가 아플 때 큰 부담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는 선 순환적인 시스템을 보면서, 어쩌면 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는 제도들도 큰 의미에서는 나눔의 일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 다.


  요즘 방송계에는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준다는 차원, 사회적 책임 을 다한다는 의미, 자신의 가치관 실현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봉사나 기부 활동에 적극적인 방송인들이 많다. 나도 재능 기부나 강 연 등 틈틈이 나눔 행사에 참여도 해 왔지만, 일상처럼 자신의 바쁜 시간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는데 할애하는 훌륭한 분 들과 비교나 될까 싶다.

 


  이제 겨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사회봉사와 나눔 행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방송인들도 여러 단체 의 홍보대사로 활동하기 때문에 바쁜 나날을 보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내가 건강보험료를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처럼 연말 나눔 행 사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일시적인 기부가 진정한 기부냐” “보여주기식 아니냐?” 와 같은 곱지 않은 시선이 있 다.


  그러나 나는 꼭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추운 겨울, 보육원의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고, 양로원에 외롭게 계실 어르신들은 젊은이들과의 따뜻한 만남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선물 상자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희망과 정을 기다리는 것 일게다.


  복지와 나눔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당장 혜택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던 건강보험은 편찮으신 우리 부모님께 가장 필요한 제도였고, 기부와 봉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힘이고, 앞으로 살아갈 희망이 된다. 나눔은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 고, 희망이라는 것은 사회를 밝게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일회성, 단기성 봉사와 기부라도 좋다. 어려운 분들에겐 겨울은 더 춥고 길게 느껴지는 법이다.


   그리고 복지 사각지대의 이웃들과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발견하게 된다면, 복지로의 도움신청에서 도움사 연을 신청해주어 망설임 없이 누구라도 따뜻한 손을 내밀 수 있는 그런 겨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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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저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을 떠나실래요?

 

 

         

 정미선(SBS 아나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은 2003년에 처음 방송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0년 넘게 방송중인 SBS의 장수 프로그램이다. 장애와 희귀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아와 가난 때문에 아이의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가정을 선정, 그들에게 필요한 전문가 그룹을 연계해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해준다. 그 프로그램을 통해 수술만 하면 나을 수 있는데 수술비가 없어서 고통을 참아내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모른다.

 

내가 그 아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기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희귀병 환우들을 위해 공익 광고 출연료를 기부하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초가 되면 기부를 위해 1,000만원을 따로 떼어놓고 있다. ‘견물생심’이라고 눈앞에 돈이 있는데 욕심이 생기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잠깐 나를 거쳐가는 돈이라고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게다가 공익 광고 출연료를 기부하는 SBS 아나운서 팀의 문화도 내 기부 결심에 큰 역할을 했다.

 

 

예전에 월드비전을 통해 콩고 아동에게 500만원을 지원한 적이 있다. 콩고에서 500만원은 정말 큰 돈이었다. 단체에서 그 돈으로 아이에게 책과 책걸상을 사주고 나머지 돈으로 땅을 사줬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가 그 땅에서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과 편지를 보내왔다. 200에이커를 샀다고 했는데, 계산해보니 200평이 넘었다. 어떻게 보면 작은 돈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겐 정말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거꾸로 많이 받기도 한다. 사실, 기부를 하면서 좋은 상도 많이 받았고 다양한 매체와 인터뷰도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가 느끼는 뿌듯한 감정이다. 마치 누군가가 나에게 잘 했다고 등을 토닥여주는 듯한 기분이랄까. 홍보대사를 그만두게 되면 지금처럼 큰 금액은 못하겠지만 그렇더라도 기부는 계속하고 싶다.

 

그동안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귀난치아동 후원 파트에 꾸준히 기부를 해왔는데, 작년부터는 새로운 곳에 기부를 시작했다. 작년 어느 날, 회사 앞 조그만 광장에서 팸플릿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을 만났다. 팸플릿에는 ‘승가원’이라는 장애 아동 시설이 낙후돼서 건물을 새로 지으려고 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새 건물을 짓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작년엔 승가원에 기부를 했다. 올해는 소방관들께 장갑을 지원해 드리는 쪽으로 기부를 할 예정이다.

 

설령 사람들이 내 이름까진 모른다 하더라도 얼굴 보면 알 수 있는 친근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뉴스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내 멘트 하나가 작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부족하지만 조금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 작은 힘이라도 보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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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자 2016.03.27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보고 갑니다 선한 마음이 느껴지는군요 매일 행복하세요

[칼럼] 삭막한 도시에 색을 입히는 봉사

 

 

김태우(가수/음악 프로듀서)

현역 시절에 뛰어난 선수였다고 해서 반드시 뛰어난 감독이나 코치가 되라는 법은 없다. 나는 국민그룹 GOD의 리드보컬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프로듀서로 전업할 때는 꽤 많은 진통을 겪었다. 그럼에도 이 일을 택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다.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무엇보다도 남의 허락을 구하거나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더구나 내 꿈만 아닌 다른 누군가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일이라는 점에서, 나부터가 책임감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봉사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돈과 시간을 나누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 일이 의미를 넘어 즐거움이 된다면 어떨까. 봉사 활동을 하는 동안 즐겁고 행복하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행복한 해피 컬러 힐링 도시 만들기’다.

 

음식 문화 특화 거리에 페인트 작업을 하고 있는 김태우


많은 이들의 손이 닿았던 곳, 아직은 손이 닿지 않은 곳이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모든 곳을 찾아 페인트칠로 외관과 실내공간의 색깔을 바꾸어 행복한 보금자리로 변화시켜 주자는 취지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색채 전문가, 화가,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작가, 모델, 영화감독 등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 뜻에 공감하고 동참해 주었다.

 

첫 번째 작업은 작년 11월, 서울시 은평구의 모 초등학교였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하교 후에도 여러 군데 학원들을 전전하느라 친구들과 제대로 놀 시간도 없다는데, 그 아이들이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라도 삭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프로젝트의 첫 번째 장소로 학교를 택했다.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을 습득하는 것도 좋은 교육이라 생각해서 소율이, 지율이도 데려갔다. 친환경 페인트라서 아이들도 함께 칠할 수 있고, 실제로도 가족 단위로 참가하신 분들이 많았다.

 

첫 번째 작업이었던 만큼 유독 기억에 남는다. 삭막했던 학교 외벽이 점점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감으로 물드는 것을 보니 나까지 덩달아 행복해지는 느낌이었다. 학생들 학업에 방해가 될까 봐 일요일에 작업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교장 선생님이 학교 분위기가 밝아진 것 같다고 매우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어찌나 뿌듯하던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지난 11월 1일에는 강남구 삼성1동 '음식 문화 특화 거리'에 페인트 작업을 했다. 새로운 문화 거리를 조성하여 활성화 되지 않은 거리를 살리고 복원하여 교통사고 예방 및 안전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한 것이었다.

 

앞으로 공공기관, 학교, 유치원 등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 하는 곳을 위주로 활동해 나가려 한다. 레드:사랑(Love), 그린:건강(Health), 화이트:꿈(Dream), 옐로:행복(Happiness), 블루:희망(Hope) 이라는 컬러 슬로건을 가지고 많은 시민들, 더 나아가 온 국민들에게 컬러의 새로운 문화를 알리고 싶다. 더 많은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프로젝트가 더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레드:사랑(Love), 그린:건강(Health), 화이트:꿈(Dream), 옐로:행복(Happiness), 블루:희망(Hope) 이라는

컬러 슬로건으로 문화거리를 만들고 있는 시민들 문화거리를 만들고 다 같이 웃으며 찍은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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