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핀란드 교육이 뭐길래?


오랜 기간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하며 식민지 지배를 경험하고, 해방 후 부존 자원이 적은 상황에서 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인재를 양성해야 했던 나라. 바로 아시아의 한국, 유럽의 핀란드이다. 두 나라는 매우 비슷한 역사의 길을 걸으며 인재양성에 힘써왔다. 그 결과 오늘날 OECD 주관 세계학력평가에서 핀란드와 한국은 1,2위를 다투고 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의 상징, 헬싱키대성당 - 영상공연중)

 

그렇지만 핀란드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은 아주 상이하게 다르다는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학자들이 말하길, 핀란드의 학생들은 교육을 받으며 행복한 반면, 한국 학생들은 불행함을 느낀다고 한다. 한국 학생들이 받는 교육은 실용주의 노선의 하나로 ‘경쟁’중심의 교육이며 이러한 방식이 학습의 효율성을 높였지만 반대로 학생들의 불행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핀란드 교육. 이와 관련된 책이 출간되기도 했으며, 한국 부모들은 핀란드식 교육을 표방한 저학년용 문제집들을 아이에게 풀게 하고 있다. 그리고 각종 교육 관련 학술대회에서는 핀란드 교육이 이상적인 교육 방식으로 언급되고 있다. 한국의 교육, 핀란드의 교육, 두 가지를 모두 접해본 나로써, 작은 부분이지만 느꼈던 바를 핀란드 교육복지와 함께 이야기 해보려 한다.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에서 공부를 했던 나에게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평가방식’ 이었다. 한국의 경우 모두가 같은 시험을 치르고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워 성적을 부여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경쟁 속에서 개개인마다 등수가 정해지고, 일정 등수 내에 들지 못하면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기 만족보다는 다른 이들을 이기기 위한 공부를 하곤 했다.

 

그러나 핀란드의 교육방식은 달랐다. 교육의 의의를 ‘개인이 성취’에 두기 때문에 평가 역시 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만약 자신이 수업을 통해 배운 것을 필기시험보다 레포트 제출의 형태로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면, 개인적으로 해당 교수님에게 요청하여 시험 방식을 바꿀 수 있다. 또한 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에 만족하지 못할 경우 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시험 점수 역시 절대평가 방식이며, 개인이 그 수업을 통해 성취한 만큼 점수를 얻게 된다.


(교수님의 강의와 함께 소규모 토론이 주로 이루어졌던 헬싱키 대학의 수업 모습)

 

또한 한 수업을 함께 듣지만 모두가 같은 학점을 받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기본적으로 3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수업이지만, 자신이 학점을 더 받기 위해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과제들을 이행했을 때 그 이상을 이수할 수 있다. 즉, 한 수업에 정해진 기본 학점은 있으나, 교수 재량과 학생 재량에 맡겨져 그 이상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이다.

 

모든 교육 방식이 남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핀란드 교육. 이러한 핀란드 교육이 완성되기까지에는 이상적인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있었다.

 

노력 1. 무상교육


핀란드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교까지 전 과정의 학비가 모두 무료로 이루어지고 있다. 핀란드 학생들의 경우 7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기초중등교육을 마치기까지 9년제의 종합학교에 다니게 된다. 이 9년제 의무교육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은 진로결정을 위해 직업학교나 후기중등학교에 들어간다. 후기중등학교를 마치고 나면 아비투어(Abitur)라는 대학입학자격증을 주는데 이후 학생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게 된다. 모든 대학의 평준화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간 서열이 없다. 대학원 과정까지 무상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혜택은 외국인들에게까지 해당된다. 정부의 무상교육 정책은 학비로 인해 학업 기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또한 핀란드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사교육 시장이 없기에 실질적으로 학생 및 학부모에게 주어지는 교육 관련 경제적 부담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노력2. 무상급식

대학생들 학생식당에서 식사 

2.5유로, 핀란드에서는 기본 외식비가 1인 10~15유로 이상임을 고려하였을 때, 굉장히 저렴한 가격임을 알 수 있다.

 

현재 OECD국가 중 초∙중∙고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나라는 스웨덴과 핀란드 밖에 없으며, 핀란드의 경우 1948년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무상급식 도입 당시 “우리가 가난해 하루에 한끼를 먹는 한이 있어도,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잘 먹이자”라는 국민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인구가 적고, 부모가 모두 맞벌이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식생활을 책임지는 역할을 정부가 떠맡게 되었다. 그리고 무상급식은 ‘건강복지’라는 이름 하에 시행되었으며, 모든 아이들에게 동등한 건강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급식의 구성도 한국과는 차이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점심급식, 우유급식, 과일급식, 오후간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급식이 마련되는 과정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다.

 

노력3. 기타 지원금

* 학업 수당(Study Grant)


(출처: 핀란드 복지 사이트 kela.fi)


핀란드에서는 학생이라면 정부로부터 학업수당을 받게 된다. 그 금액은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나이, 독립여부, 결혼여부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학업 수당은 말 그대로 학업을 수행하는 기간에만 받을 수 있으며, 핀란드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주택 보조금(Housing Supplement)

다른 유럽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핀란드 학생들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독립을 하게 된다. 이 때, 주택 보조금은 월세 33.63유로 이상 252유로 이하의 80%를 커버해준다. 즉 최대 보조금 혜택은 201.60유로인 것이다. 하지만 부모님이 소유하거나 월세를 대신 내주는 경우 보조금은 최대 58.87유로이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어렵거나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학생들의 거주 관련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는 노력에서 나온 정책이다.

 

*학생 대출을 위한 정부 보증(Government guarantee for student loans)

위의 학업수당이나 주택보조금 이외에도 학생이라면 정부가 보증을 서줌으로써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학업을 하는 전 기간에 걸쳐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상환불가능을 막기 위해 매년 적격성 평가를 한다. 학생이라면 모두 특별한 신청 절차 없이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전에 빌린 것을 갚지 못했거나 신용에 문제가 있는 학생의 경우 정부의 복지 기관에 자신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적격성 평가를 받은 후 그 결과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출처: 핀란드 복지 사이트 kela.fi)


핀란드 교육 vs 한국 교육

핀란드 학생들은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받아오며, 어떠한 ‘등수’도 받아 본 적이 없다.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수업구조에서 남들과 협력하여 자기 자신의 가치를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공부를 해왔다. 그러기에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질문하고, 다른 학생들과의 의견 공유를 통해 배워간다. 한국 수업시간에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은 교수님께서 수업 도중 “이해했나요?”라고 물으면 모두들 모르는 부분이 있어도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고 개인적으로 모르는 것을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학생들은 다 이해 하는 부분을 나만 몰라서 질문 할 경우 받게 되는 학생들의 시선과 자신 스스로의 부끄러움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소극적인 수업 참여태도는 경쟁 위주의 교육방식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경쟁 위주의 교육에서는 자신의 성취 정도보다 상대보다 잘하고 못하고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핀란드 교육 방식과 한국 교육방식 중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말할 수는 없다. 각 방식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란드 교육이 이상적인 교육이라고 여겨지는 이유는 교육의 대상자인 학생들이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경쟁이 효율적인 교육 방식이 될 수는 있어도 경쟁 속에서 많은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불행을 느끼곤 한다.


학생들이 행복한 핀란드식 교육. 우리는 핀란드 교육이 이상적이라고 말하며 한국도 이러한 교육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움직임이 있다. 그렇지만 핀란드의 상황은 한국과 매우 다르기에 경쟁 없는 교육 환경이 가능했다고 말하고 싶다.


핀란드의 경우 한국에 비해 인구는 1/10에 불과하며, 소득 수준은 두 배이다. 하지만 소득의 절반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쉽게 단순화하면 핀란드에서 복지혜택의 수혜대상은 한국의 1/10에 불과한데, 세금수입은 한국의 GDP수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렇기에 경쟁과 차이를 만들지 않기 위한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밑바탕으로 교육정책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 구조를 핀란드 식으로 바꿀 수는 없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경쟁 구조에 의하여 낙오되는 아이들의 또 다른 재능을 찾아주고 기회를 제공해주려는 노력이 아닐까 싶다. 환경이 상이하게 다른데 무조건 좋다고 가져다 쓸 경우 부작용과 낭비가 크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국 교육의 경쟁 구조 그 기반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느끼는 불행을 줄여주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복지로 기자단은 복지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복지로에서 운영하는 객원기자단입니다.

따라서 본 기사는 복지로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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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종신 2013.12.27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의 교육 구조를 핀란드 식으로 바꿀 수는 없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경쟁 구조에 의하여 낙오되는 아이들의 또 다른 재능을 찾아주고 기회를 제공해주려는 노력이 아닐까 싶다.> 말씀에 공감합니다~

  2. 김소희 2013.12.27 16: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기사까지 업로드 되었네요:)
    부족한 점이 많은 기사들이었지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휘바휘바!

  3. 임란희 2013.12.31 1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교육쪽에 일하고 있지만... 다른나라의 교육 현황을 봤을 때 생각에 잠기게 되네요. 기사 끝에도 있지만 무조건 좋다고 갖다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봅니다.

  4. 무실력 2014.02.01 00: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민족성도 문제죠? 우리나라 사람 소득의 50%를 세금으로 뗀다면 민난이 일어나죠!
    그리고 조선의 망국의 근본인 선비의식이죠 아무리 실력이 없드라도 딸라지 대학이라도 나오면 대학생으로 자격을 주고 또 본인 실력은 생각지 않고 삼성 엘지
    입사한 친구처럼 대우 받고 싶다는 망령 ....안 글래요?

  5. 김철환 2014.02.02 18: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자살율이 핀란드가 높다고 나왔네요.

    하지만, 지금까지 핀란드에 대해서 들어오고, 지켜본 입장으로서.
    자살율이 높다고 해서 핀란드학생들의 행복이 주관적이라는 것에 반대합니다.
    현상은 물론 핀란드가 높게 나왔지만, 그 원인이 불행해서는 아닐것으로 생각됩니다.

    복지국가이기 때문에.
    자신과의 싸움을 놓아 버리게 되면, 국가가 살려주긴 하나.
    본인 스스로 삶의 목표를 찾지 못할때까지 방황하게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암튼 핀란드 청소년 자살율이 한국 청소년보다 불행해서는 아닐껄요.
    특히 경쟁교육으로 인한 불행이요.

  6. 황준영 2014.02.03 0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

  7. 정신차려 2014.02.03 12: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고하세요

    핀란드 인구 520 만명 남한 인구 5000 만명
    면적 34만 제곱 킬로 남한면적 10만 제곱킬로

    인구 밀도가 다릅니다.
    같은 경쟁구도가 되려면
    남한 현재 인구의 1/30 로 줄이면 됩니다.

    님포함 님 친척 30 명중 하나만 남고 다 죽여버리든가 다른나라로 보내면 됩니다.
    님이 이걸 원하십니까 ?
    일단 인구밀도가 다르고 땅 넓이가 다른데 뭘 똑같이 하라고 ...

    따라할걸 따라하자고 해야지 ..



  8. 장원석 2014.02.15 04: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학생이 행복한 핀란드 교육이라는 말이 지나치게 주관적인 의견같습니다.
    http://www.instiz.net/bbs/list.php?id=pt&no=1686786

  9. 김칠현 2016.09.06 08: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

핀란드 장애인복지, 특별한 것이 없는 특별함


많은 이들이 ‘복지국가 핀란드에서 장애인 복지라면 무언가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핀란드에서 생활했던 나조차도 핀란드 정부가 아동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가 마련되어 있듯이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 제도에도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핀란드의 장애인 복지는 나의 상상 그 이상이었다. 정부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것은 약간의 경제적 지원 일 뿐 특별한 것이 없었다. 핀란드에서 장애인들은 신체에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일 뿐,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소외된 계층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득 핀란드에서의 생활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특별하지만 그곳에서는 특별하지 않았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Scene # 1. 모두를 위한 공간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 보면, 가끔 이동보조기구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계단 앞에서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기 위해 역무원의 도움을 기다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빠르게 이동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하염없이 역무원을 기다리고 있는 장애인들을 보며 ‘환승 한번 하는데도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리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울시내 버스들도 모든 이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된 ‘저상 버스’로 바뀌고 있지만, 사람들의 눈총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고 탑승하거나 유모차를 동반하고 이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실 신체가 불편한 이들은 휠체어를 이용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이동보조기구에 도움을 받으며, 어린 아이들은 유모차에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현재 이들에게는 ‘이동의 제약’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품에 안고, 어르신들은 지팡이에 의존하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하염없이 역무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상위로 다니는 트램)


서울에서 지하철이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수단이라면, 핀란드 헬싱키의 경우 다양한 노선을 갖고 있는 트램이 시민들의 주요 교통 수단이다. 트램은 이동보조기구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과 유모차를 동반한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최적으로 구비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트램과 트램 정류장에는 턱(높이차이)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휠체어에 타고 있어도 누구나 쉽게 트램을 타고 내릴 수 있다. 그리고 트램의 가운데 칸, 넓은 공간은 유모차를 동반한 이들이나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대에도 불편 없이 탑승할 수 있다.


버스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찍이 저상버스를 도입한 국가인 만큼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운행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저상버스들은 신체가 불편한 이들이나, 이동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노인들, 유모차를 동반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승·하차를 할 수 있도록 바닥이 기울어져 있다. 버스 기사 분들이 휠체어를 탄 이들을 돕기 위해 잠시 정차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버스에 있는 어느 누구 하나 눈총을 보내거나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사람이 없다. 한국에서는 버스가 어떤 이유로든 잠시 정차되면 사람들은 기웃기웃 고개를 움직이고 상황을 살피고, 어떤 이들은 시계를 보기도 하며 소리 내어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과 함께 나 역시기웃 거리며 상황을 살피려 하고 불필요한 시간을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신기하게도 핀란드에서는 정차가 되어도 모두가 조용히 상황을 기다리기에 나 역시 편안하게 앉아 상황이 해결되기를 기다리고는 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태도의 차이가 어쩌면 한국에서 장애인들의 이동권과 관련된 제도가 도입되어도 실생활에 잘 적용되지 못하는 현실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핀란드에서는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백화점, 상점, 까페, 박물관 등 모든 시설들이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어있다. 그들은 ‘장애인에게 불편함을 못 느끼도록 공간을 구성한다면 이는 결국 영·유아부터 노인들까지 모든 이들에게 최상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장애인들의 이동을 기준으로 공간설계를 한다. 한 다큐멘터리에서 북유럽의 공간 설계를 이야기하며 ‘장애인들을 위한 미술관’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그냥 ‘모두를 위한 미술관’인 셈이다.


(전동휠체어를 탄 채 자유롭게 낚시를 즐기는 핀란드인들)


Scene#2. 장애인들의 사회활동

핀란드에서 살다 보면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일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제일 처음 장애인 근무자를 본 곳은 바로 슈퍼마켓이었다. 핀란드에서 처음 슈퍼를 갔을 때 신기했던 것이 바로 모든 계산대의 점원들이 앉아서 계산을 해준다는 것이었다. ‘오, 여기선 앉아서 계산을 하네?’라는 생각과 동시에 ‘어? 왜 한국에서는 굳이 서서 계산을 해주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앉아서 계산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보니 다리가 불편한 사람들 역시 일을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시설 곳곳에서 장애인들이 업무를 하는 광경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었다.


(편한 의자에 앉아서 계산을 하는 슈퍼마켓 직원들)


핀란드에서는 취업이나 교육에 있어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없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더 받는 특혜도 없을뿐더러, 비장애인과의 경쟁에서 받는 차별조차 없는 것이다. 그들의 장애가 취업에 있어서 큰 결점이 아니라, 한국에서 쓰는 용어로 표현에 의하면 스펙(specification) 하나가 부족한 것뿐이다. 따라서 장애인들 스스로 비장애인들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공부를 더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결과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보다 학력이 높은 경우가 많다. 근본적으로 핀란드에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없기에 장애인들 역시 그들의 능력에 따라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물론 구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모든 핀란드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직업재활훈련이나 구직 관련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다.


Scene #3. 경제적 지원

그렇다면 핀란드 정부가 장애인들을 위해 하고 있는 경제적 지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핀란드 정부의 장애인 대상 경제적 지원의 목표는 장애를 가진 이들의 삶의 질을 보장해준다는데 있다.


* 아동 장애 수당(Child Disability Allowance)

16세 미만의 아동은 장기간 병을 앓고 있거나, 장애를 겪고 있는 경우 아동장애수당을 받게 된다. 상해를 입은 경우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보호나 재활이 필요한 경우에도 이 수당이 지급된다. 아동의 상태에 따라 Basic/Middle/Highest로 나뉘어 지급액을 달리하며, 그 금액은 한달 기준 €92.31부터 €417.68까지 적용된다. 그리고 지급액은 아동의 질병 상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가족들에게 부여하는 부담감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측정된다.


* 16세 이상 장애 수당(Disability Allowance for those 16 and over)

16세 이상의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지급되는 이 수당은 그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일이나 공부를 할 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데 의의를 둔다. 따라서 자신의 장애 및 상해로 인해 스스로를 돌봐야 하거나, 집안일을 하는데 도움이 필요로 하거나, 직장생활이나 학교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있을 경우 지급된다. 지급액은 아동 장애수당과 마찬가지고 상태에 따라 Basic/Middle/Highest로 구분하여 한달 기준 €92.31부터 €417.68까지 달리 한다. 장애나 상해로 인해 추가적 교통비 발생, 의복 구매, 특별 식단 복용 등 기타 비용이 발생한 경우 특별 수당(Special expenses)을 요청할 수도 있다.


* 연금수혜자들을 위한 보조수당(Care Allowance for Pensioners)

수입 기초연금, 국민연금, 조기 국민연금 등 국가의 다양한 연금을 받고 있는 연금수혜자이자 장애인인 경우 이 보조수당을 신청 할 수 있다. 지급액은 수혜자의 상태에 따라 Basic/Middle/Highest로 나뉘며, 그 금액은 €61.93부터 €325.46까지 이다. 이들 역시 기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특별 수당(Special expenses)을 요청할 수 있다.



제도란 필요로 하는 대상이 있기에 만들어진다. 핀란드의 장애인 복지 제도가 오히려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핀란드에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없을뿐더러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는 복지 제도가 많이 마련되어 있는 사회가 살기 좋은 나라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장애인이 사회적 약자가 아닌 핀란드를 보며, 꼭 복지제도가 많은 것이 좋은 상황을 대표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특별하지만 특별한 것이 없는 핀란드의 장애인 복지, 신선하면서도 안타까운 깨달음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 복지로 기자단은 복지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복지로에서 운영하는 객원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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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종신 2013.12.02 1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핀란드의 장애인 복지 제도가 오히려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핀란드에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없을뿐더러 사회 전반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맞습니다. 필요로 하는 대상이 없다면 제도란 없어도 되겠지요.

백야의 나라, 그들의 인생도 아직 밝다



핀란드에는 아주 특별한 아파트 단지가 있다. 바로 ‘마지막 전력질주’라는 뜻을 가진 ‘로푸키리’이다. 이 아파트는 노인들이 직접 설계와 디자인을 했으며, 아파트의 규칙 역시 그들이 정했다. 남들에 의해 보호를 받고 살아가기 보다는 자신들 스스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평균 나이 70세 69명의 주민들이 모여있다. 사실 이 실버 공동체는 2000년에 갓 은퇴한 할머니 10여 명이 노인요양시설에 가는 대신 서로 도와가며 외롭지 않게 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이들은 헬싱키시에 시유지를 저렴한 가격에 임대해주는 것을 요청했고, 시청에서는 이러한 공동체 생활이 노인 자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고 선뜻 땅을 내주었다. 이후 현재와 같은 1층에는 공용공간, 2층~6층에는 살림집 58채, 시가보다 저렴한 입주금을 요구하는 노인들의 아파트, ‘로푸키리’가 탄생했다.


이 공동체 공간은 일반 요양원과 그 성격을 극명히 다르게 하고 있다. 각자 자신 소유의 집이 있으며 식사·청소·빨래·건물 관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일을 노인들끼리 협동해서 해결한다. 그리고 입주자들은 평일 오후 5시에 공동 식당에 모여 다 함께 저녁을 먹으며, 이 역시 6개 조로 나뉘어 당번제로 준비한다. 건물의 모든 청소 공간 역시 같은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다. 자신들이 스스로 공용 공간을 가꾸는 것 이외에도 입주자들의 문화생활을 위한 동아리들 역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중 문학클럽은 실제로 공동 문집을 내기도 했으며, 연극클럽은 극장에서 공연을 열었었다. 또한 핀란드 이주여성들과 다양한 재능 나눔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까지 이어졌다.


이렇게 핀란드에 활동적이고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 나가는 노인들이 많아진 데에는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자각한 핀란드 정부의 노력이 낳은 결과이기도 하다. 핀란드 정부는 노인들이 안정적으로 자신들의 건강한 삶을 영위할 기회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노인복지정책을 펼쳐왔다.



혜택1. 노인국민연금

다양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은퇴연령의 노인들은 65세를 기점으로 노인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핀란드에 살고 있거나 최소 3년 이상 살았다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65세 이전에 실업연금이나 장애인 연금을 받았다면 65세가 되는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노인국민연금으로 전환되어 지급을 받게 된다. 지급액은 다른 연금 혜택을 받거나 소득비례연금 수령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리고 보통 65세 이전에 받던 보조금 혜택들은 소득에 따라 감소되었던 반면 노인국민연금은 65이후에 일을 해서 소득이 생기더라도 그 수령액의 변화가 없다. 만약 일반적으로 노인국민연금을 수령하게 되는 65세 이전에 혜택을 받기 원한다면, 62세가 되는 시점으로부터 미리 받을 수 있다. 3년 일찍 수령하게 되므로, 그 수령금액만큼 감소된 노인국민연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전에 일정기간이상 실업상태에 놓여 실업급여를 받던 사람이면 62세부터 노인국민연금을 받더라도 수령액이 줄어들지 않는다.


혜택2. 보장연금

만약 자신이 받는 연금이 한 달 세금 공제 전 기준 €732,13 미만이라면 보장연금의 혜택 역시 누릴 수 있다. 이것 역시 65세 이전에 신청하게 된다면 소득제한과 최저연금이 낮아지게 된다. 보장연금액은 따로 받고 있는 연금소득에 의거하여 측정된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연금소득이 전혀 없는 경우 보장연금의 최대 금액인 €108.8를 받게 된다. 기타연금소득의 경우 배우자의 연금과 노동자들의 보상연금이 해당되는데, 보장연금을 최대로 받음으로써 이 기타연금소득의 전부 감소하게 된다. 그렇지만 연금수혜자들의 보호 수당, 퇴역 군인들의 보조금, 자녀 수 증가에 따른 추가연금들은 보장연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 기타 보조금들 역시 보장연금의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른 연금들과 마찬가지로 보장연금은 가정수당과 가족에게 제공하는 사회보장금의 양에는 영향을 미친다.


(연금수령액, kela 홈페이지 참조)


혜택3. 재취업의 기회를!

핀란드의 경우 1998~2002년 ‘고령 근로자를 위한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총체적인 고령자 고용정책이 마련되었다. 이 과정에서 핀란드 정부는 보건사회부, 노동교육부, 노동조합, 직장건강연구소 등 다양한 이해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고령자 고용정책을 결정하도록 했다. 노인 일자리 재교육과 취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노인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핀란드에 살다 보면, 다양한 분야에 조사하는 노인들을 볼 수 있지만 특히 대중교통 분야에 많은 노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역무원들, 트램 운전사들 등 대부분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누구보다도 친절하다. 이렇게 노인들의 일자리 프로젝트가 눈에 보이는 결과로 까지 이어지며, 프로젝트 시행 5년 차에는 노인취업률이 유럽연합(EU) 평균치인 5.1%를 앞질러 13%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노인 일자리 확충이 노인 자신의 행복은 물론 사회부담도 줄여주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매주 있는 다양한 오케스트라 공연, 관객의 80~90%가 노인들이다)


소득의 약 45%를 세금으로 내는 나라 핀란드. 복지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만큼 이를 위한 국민들의 부담은 적지 않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이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이것은 자신들이 낸 만큼 은퇴 이후 혜택을 받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실 핀란드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중은 2010년말 기준 17.2%으로 2050년에는 25.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 인구의 비중은 늘지만 유럽의 재정위기와 더불어 핀란드 대표 산업들의 위기로 핀란드의 국가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결국 얼마 전에 핀란드 정부는 복지 예산을 감소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되었다. 이는 현 상태에서 핀란드 정부가 택해야 할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핀란드의 노인복지 정책이 노인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데 있는 만큼, 복지 예산의 감소가 이에 미칠 영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따라서 핀란드 정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재정적 지원의 감소 계획과 함께 노인들이 직접 사회 활동에 참여 하여 자신들의 삶을 스스로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및 제도들을 더욱더 폭넓게 갖추어 나가는데 있다.




※ 복지로 기자단은 복지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복지로에서 운영하는 객원기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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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종신 2013.11.12 18: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노인들의 사회참여>만큼 좋은 정책은 없겠지요.

  2. 멋진인생 2014.05.14 02: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65세이상의 고령자비율이 20%를 웃도는나라에서는 당연히 노인들도 사회참여를 할수밖에 없는거 인정해요!

실업자, 당신의 즐거움을 찾아드립니다! 

 

 

실업자라면 입장료 할인 팡팡!

 

 

핀란드의 2월, 아직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날 친구들과 함께 핀란드의 대표적인 동물원 ‘Korkeasaari’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동물원에서는 ‘얼음, 예술을 만나다(Ice meets Art)’라는 특별 얼음 조각예술 전시가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동물원 입구에 도착하여 표를 구매하려 할 때, 나는 매표소의 입장료 안내판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바로 한국에서 표를 살 때 한번도 보지 못했던 ‘Unemployed 10€’ 라는 실업자들을 위한 입장료 가격 안내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입장료은 학생 및 노인들의 입장료와 동등했으며, 단순히 이 특별 행사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평소에 일반 동물원 입장료에도 적용되는 사항이었다.

 

(밑에서 두번째, Unemployed €10)

  

 

(평소 동물원 입장료 가격표 – Korkeasaari 홈페이지 참조)

 

 

실업자들을 위한 ‘또 다른 가격’의 존재는 비단 동물원에만 있던 것이 아니었다. 핀란드의 모든 관광지와 문화시설에는 실업자들을 위한 가격이 따로 존재했다. 이를 보며 핀란드의 실업자들의 위한 복지 제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경제적 스트레스를 덜어드립니다!

실업자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아닐까 싶다. 예전 한국에서 사회복지경제학이라는 수업을 통해 한국의 실업자 대상 복지제도를 살펴본 적이 있었다. 당시 교수님께서 강조하시던 것이 바로 실업자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그들의 실질적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며 더 나아가 그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복지제도를 설계했다고 설명해주셨다. 세계적인 복지 국가인 핀란드 역시 이에 대한 제도적 마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 Basic Unemployment Allowance(기초실업수당)

이는 17세에서 64세까지 핀란드에 거주하며 직업을 구하고 있는 일정 자격조건을 충족하는 실업자들에게 최대 500일까지 일당 €31.36(한화 약4만5천원)를 지급해주는 제도이다. 자녀의 수에 따라 추가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를 한 달 단위로 계산하면 추가 지원금을 제외하고 평균 €698(한화 약 100만원)이다. 지원금이 핀란드의 물가수준에 비해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한국보다 지원조건이 크게 까다롭지 않다는 데에서 이 제도의 수혜자가 많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65세가 지나고 나면 또 다른 수당의 형태인 실업연금을 신청 할 수 있다.

 

- Labour Market Subsidy(노동 시장 보조금)

보조금은 직업을 갖게 된 실업자가 처음에 경제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급이 되거나, 기간500일을 초과하여 장기간 실업상태에 놓인 실업자들에게 지급되는 보조금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 보조금 지급기간에는 제한이 없다는 점이다. 

   

- Training Allowance(재취업 프로그램 보조금)

실업자들의 직업 선택 기회를 늘리기 위해 마련된 보조금이다. 재취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에는 구직자들에 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보조금이 지급된다. 물론 직업훈련프로그램 역시 무료로 제공된다.

 

 

 

- Earnings-based benefits(수입에 기초한 수당)

기초 실업수당이 광범위한 실업자들에게 제공되었다면, 특정 분야에 일정 기간 이상 종사했고 국민 연금 회원인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수입에 기초한 수당을 제공한다. 이 수당은 해당 실업자들이 구직활동을 할 때 벌어들였던 수입에 기초하여 수당이 지급되며, 2011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위 수당을 지급받은 실업자들의 실업 1년 차에는 실업 전 수입의 약 86%정도를 실업급여로 받았다고 한다.

 

 

 

구직활동은 정부와 함께!

한 때 실업률이 20%에 육박했던 핀란드는 현재 2013년 7월 기준 6.6%로 하락하였다. 물론 복지선진국이라는 타이틀에 비해서는 조금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치상의 결과로 보았을 때 지속적으로 실업률은 하락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실업자들에게 경제적 지원, 직업 능력 향상을 위한 보조뿐만 아니라 구직활동까지 핀란드 정부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구직을 위한 모든 과정에 핀란드 정부가 함께하는 것이다. 노동부 산하의 Employment and Economic Development Office 은 기본적으로 실업자에게 구직 정보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구직 인터뷰를 위한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상담은 구직자의 적성을 파악하고 이에 걸 맞는 직업 소개시켜줄 뿐만 아니라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한 준비 과정 설명 등 체계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단순히 실업자가 일을 할 수 있게 한다기 보다 개인에게 가장 알맞은 직업을 갖게 되어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실업자들이 받는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labour market training(노동시장훈련) 

· self-motivated study(자아동기조사)

· work try-outs(작업투입)

· preparatory training for the working life(일하는 인생을 위한 준비 훈련)

· on-the-job training(실제 직장 훈련)

· work and training tryouts(작업 및 훈련 투입)

· integration measures for immigrants(이민자들을 위한 통합 훈련)

· rehabilitative work activity(직업 복귀 활동)

 

그러나 구직활동이 쉽지 않은 만큼 다섯 달 동안 구직에 성공하지 못한 실업자들에게는 일주일간 전문 일대일 상담 서비스가 진행된다. 세부 계획 및 직업교육 등을 실시하며 완벽한 ‘맞춤형’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실전 인터뷰 연습부터 이력서 작성 요령 등 하나하나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 구직 교육이 실시되는 동안에 구직자들은 구직 클럽을 만들어 정기모임을 가지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직 활동이란 자기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직업을 갖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키우는 자세는 실업자 본인에게 요구된다. 그러나 핀란드의 실업자들을 위한 복지제도를 보면 국가가 한 개인에게 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직업을 구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은 물론 직업 상담 및 훈련 등 그 전 과정을 정부가 함께 해주고 있는 것이다. 핀란드인들에게 ‘일’이란 누군가와 경쟁해서 쟁취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협동하여 모두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즐거움이다. 이것은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는 핀란드 교육에서부터 탄생한 자세이기도 하다. 정부의 정책 ‘실업률 감소’가 목표가 아닌 ‘국민들의 즐거움 지켜주기'로 접근했기에 오늘날의 훌륭한 실업자 복지 제도들이 완성될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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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종신 2013.10.02 11: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제적스트레스, 실업자에게는 생존의 문제처럼 큰 일이죠. 경제적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이 돋보이는군요.

핀란드에서 여성의 삶은? 휘바 휘바!

 

호수의 나라, 산타클로스의 나라, 그리고 ‘휘바휘바’ 자일리톨 껌으로 유명한 나라. '핀란드'

 

 

우리에게 유럽 그 어떤 나라보다도 낯설고 생소한 나라이지만, ‘잘사는 나라, 복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는 항상 핀란드를 따라다닌다.

 

핀란드 여성들은 사회 진출을 굉장히 활발히 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역시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7월 7일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분석기관 GMI 레이팅스에 따르면 3월 말 핀란드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26.8%로 세계 3위를 차지한다.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비율이 1.9%라는 결과를 살펴보면 굉장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핀란드 정치권에서 역시 의원 중 절반이 여성이며, 장관 12명중에는 여성 장관이 8명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 핀란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하고, 2006년 재선에도 성공하며 12년간 여성대통령이 활발하게 활동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렇게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한 핀란드는 오늘날의 모습을 위해 오랜 시간 제도를 마련해왔다.

 

핀란드를 12년간 통치하고, 퇴임시에도 80%가 넘는 국민 지지율을 받았던 핀란드 여성 전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그녀 역시 미혼모로 정치를 시작하며 여성이 직장과 가정의 일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핀란드라고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없는 것이 아니며,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양육의 부담은 여성에게 더욱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핀란드에서 여성복지를 준비할 때 고려한 주요 대상은 바로 미혼모이다. 미혼모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양육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게 공존하는 대상이다. 따라서 여성 혼자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마련을 한다면 이 수혜 범위는 모든 여성에게 해당될 수 있다.

 

 

여성의 출산과 성공

실제로 핀란드의 육아관련 제도를 살펴보면, 여성이 임신을 하면 임신 후 154일 이상부터 모성수당 또는 모성패키지를 지급한다. 그리고 근로일 기준으로 모성휴가 105일과 부모휴가 158일을 더해 총 263일의 휴가를 제공해준다. 이 때 KELA라는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지원금을 받게 된다. 남성 역시 양육 참여를 위해 모성 및 부모 휴가기간 중 6일에서 18일까지 별도로 휴가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이 때 부성수당 역시 지급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휴가 4개월이 지난 후 부모 중 한 사람이 아이가 3세가 될 때까지 육아휴직이 가능하며, 이후 ‘복직의 권리’를 보장해준다. 따라서 아이가 부모의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곁에서 돌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출산 이후에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복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시스템이다. 위 제도를 잘 살펴보면 육아의 부담을 여성에게만 넘기지 않으며 ‘부모휴가’라는 이름으로 남성 역시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였다.

 

많은 나라들이 위와 같은 휴가 및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출산 후 복직에 성공하여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적다. 일과 가족생활의 양립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출산 전후로 다양한 보장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출산 후 복직을 하더라도 아직 어린 아이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복지제도가 우수한 데에는 바로 사회제도들이 아이의 성장을 돌봐주고 부모의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다. 여성들이 사회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일을 하는데 육아걱정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사회가 아이의 교육 및 성장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핀란드의 보육 및 건강서비스에 대한 제도 마련으로 이어졌으며, 오늘날 세계 최고의 교육이라는 핀란드 교육을 탄생시켰다.

 

 

 

핀란드 복지, 성공의 밑바탕

많은 나라들이 핀란드의 복지정책을 본보기 삼아 자신들의 나라에 적용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상이하게 다른 경우가 다반사이다. 항상 왜 핀란드에서는 정부가 정책을 실시하면 그것이 대부분 성공으로 이어질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 답은 밖에서 보는 핀란드가 아닌 핀란드에 와서 직접 그들과 함께 살며 얻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정책은 국민들이 지향하는 바와 그 방향이 같을 때 그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핀란드에 살면서 느낀 핀란드인들의 국민성은 이 나라에서 그 많은 복지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단적인 예로 핀란드는 트램의 나라이다. 한국의 지하철이 도시 내 곳곳을 연결해 주듯이, 핀란드에서는 전차와 같은 트램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러한 트램에서 가운데 칸은 임산부, 그리고 아이를 동반하고 타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어느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암묵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의 발을 대신하는 트램은 평소에는 한적하다. 그러나 어느 나라처럼 출퇴근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붐비게 된다. 이렇게 붐비는 트램 안에서도 가운데 칸에 서있는 사람들은 항상 다음 정류장에서 탈 수도 있는 임산부 및 유모차를 동반한 승객들을 대비한다. 아무리 붐비더라도 트램 문이 열리기도 전에 저 멀리서 유모차를 동반한 여성이 탑승을 준비하고 있는걸 발견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유모차의 탑승 역시 돕는 것이 기본이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정말 당연하게 해야 될 일인 것이다. 아주 붐비는 트램 안에서도 유모차와 이를 끄는 사람을 위한 공간만큼은 여유로운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핀란드인들의 국민성은 한마디로 ‘정직함과 배려’이다. 다른 유럽 사람들에 비해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핀란드인들이지만 항상 정직하게 행동하며,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배여있다. 지갑이 떨어져 있어도 어느 누구 하나 손대지 않는 정직성, 건널목에서도 사람이 지나갈 것 같으면 미리 항상 멈춰 서주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배려심. 핀란드에서 생활하다 보면 핀란드인들의 정직함과 배려심에 매번 놀라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직함과 배려심은 곧 공직자들의 성품으로 이어지며, 모든 정책들은 계획한대로 실행되고 국민들은 이를 믿고 따른다.

 

핀란드에서 함께 공부하는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이 모이면 핀란드에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면, 그 아이를 위해서도 좋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도 전 세계에서 최고의 복지를 누리게 되는 거라고 이야기를 나눈다. 핀란드의 복지는 결코 보여주기용 복지가 아니다. 진정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제도들이다. 핀란드에서 한 여성으로 이러한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은 '휘바휘바'!, 한국말로 "얼씨구나~ 좋구나!!"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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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종신 2013.07.30 1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핀란드에서 한 여성으로 이러한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은 '휘바휘바'!, 한국말로 "얼씨구나~ 좋구나!!"가 아닌가!> 우리나라도 좋은 복지혜택을 누려 말씀처럼 얼씨구나 좋구나에 늘 입에서 절로 나올 수 있도록 모두가 좀더 노력했으면 합니다.

  2. 강명구 2013.07.30 2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진국 핀란드의 생활, 복지수준에 대해서 알기 쉽게 정리된 좋은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3. 안순옥 2013.07.31 0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핀란드에 가 보고 싶네요. "정직함과 배려"를 느껴보고 싶구요. 잘 읽었습니다. :)

  4. 여니나라 2013.08.01 1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도움 됐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