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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나눔 내레이션의 기부가 일깨워준 작은 변화들

복지로 2017. 1. 10. 11:03
[칼럼] 스타의 복지칼럼 - 나눔 내레이션의 기부가 일깨워준 작은 변화들

 

 

- 류진(배우)

 

작년 12월, 나는 목소리 재능 기부로 따스한 연말을 보냈다.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한 성금을 모금하기 위해 기획된 KBS ‘나눔은 행복입니다’ 특별방송에 내레이션을 맡게 됐다. 따뜻한 나눔의 현장을 소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다는 취지에 망설임 없이 동참했다. 김갑수 선배님, 배우 김태우, 전미선, 장영남, 개그맨 이상훈 님 등 많은 연예인 선후배 동료들도 참여해 따뜻함을 더했다.


  나는 이날 방송에서 화재로 한쪽 팔을 잃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필리핀 이주노동자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을 듣고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어느 날 밤, 단 크리스탄 씨의 집에 불이 났고, 단 크리스탄 씨는 아들을 구하기 위해 뜨거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단 크리스탄 씨는 팔과 등에 4도 화상을 입게 됐고, 결국 오른쪽 팔이 괴사되어 잃게 됐다. 그의 뜨거운 부성애와 절망 속에서도 가족들을 위해 결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며, 같은 아버지로서 가슴이 뭉클했다.


  단 트리스탄 씨의 사연이 담긴 화면을 보고 진행된 녹음 시간 내내 집에서 기다릴 두 아들 찬형이와 찬호가 생각났다. 두 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류진에게 전해오는 느낌 그대로 단 트리스탄 씨의 진심을 담아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어렵게 살아가지만 아들을 바라보며 힘을 내는 그의 모습에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아버지들의 자화상을 봤다.


  드라마 촬영이 한창 진행될 때면 꼭두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곤 한다. 또 지방으로 촬영을 가게 되면 며칠씩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 두 아들 녀석들이 곤히 자는 모습만 보고 나오기를 반복하기 일쑤다. 힘든 밤샘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나를 닮은 두 아들들이 새근새근 자는 모습을 볼 때면 절로 미소를 머금고 힘을 내게 된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복인 이 녀석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해야지...’ 두 아들을 위해 밤샘 촬영에도 웃으며 일하는 나의 모습을 볼 때면, 그 때의 단 트리스탄 씨가 종종 떠오른다.


  작지만 좋은 일을 하고자 참여한 내레이션에서 오히려 내가 얻고 배운 점이 많았다. 우리의 작은 관심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사랑으로 모인다는 것을 알았다. KBS 특별 생방송이 진행된 이 날 하루에만 1억 7천여만 원이 모금됐다. 나눔의 위대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뜻 깊은 하루였다.

 


  재능기부에 참여한 후, 나는 아이들을 위한 나눔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올해부터 배포된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시행하는 유아교육 홍보 동영상 제작과정에서 내레이션으로 나눔 실천을 이어갔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재능기부 뿐 아니라 다양한 나눔 활동을 더 늘려가고 싶다.

 


   연말연시,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한 많은 행사가 개최된다. 나눔은 모두가 행복해지는 어렵지 않은 실천이다. 이웃들에게 건네는 작은 손길이 누군가에는 따뜻한 행복으로 배가 되어 돌아간다. 세상 어디에선가 살아가고 있을 또 다른 단 트리스탄의 행복을 위해 많은 분들이 훈훈한 연말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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