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나라, 산타클로스의 나라, 그리고 ‘휘바휘바’ 자일리톨 껌으로 유명한 나라. '핀란드'
우리에게 유럽 그 어떤 나라보다도 낯설고 생소한 나라이지만, ‘잘사는 나라, 복지 선진국’이라는 이미지는 항상 핀란드를 따라다닌다. 핀란드 여성들은 사회 진출을 굉장히 활발히 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역시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2013년 7월 7일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분석기관 GMI 레이팅스에 따르면 3월 말 핀란드 기업의 여성임원 비율은 26.8%로 세계 3위를 차지한다. 한국 기업의 여성임원비율이 1.9%라는 결과를 살펴보면 굉장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핀란드 정치권에서 역시 의원 중 절반이 여성이며, 장관 12명중에는 여성 장관이 8명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 핀란드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하고, 2006년 재선에도 성공하며 12년간 여성대통령이 활발하게 활동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렇게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한 핀란드는 오늘날의 모습을 위해 오랜 시간 제도를 마련해왔다. 핀란드를 12년간 통치하고, 퇴임시에도 80%가 넘는 국민 지지율을 받았던 핀란드 여성 전대통령 타르야 할로넨. 그녀 역시 미혼모로 정치를 시작하며 여성이 직장과 가정의 일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핀란드라고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없는 것이 아니며,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양육의 부담은 여성에게 더욱 주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핀란드에서 여성복지를 준비할 때 고려한 주요 대상은 바로 미혼모이다. 미혼모는 자신의 일을 하면서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양육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크게 공존하는 대상이다. 따라서 여성 혼자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마련을 한다면 이 수혜 범위는 모든 여성에게 해당될 수 있다.
여성의 출산과 성공 실제로 핀란드의 육아관련 제도를 살펴보면, 여성이 임신을 하면 임신 후 154일 이상부터 모성수당 또는 모성패키지를 지급한다. 그리고 근로일 기준으로 모성휴가 105일과 부모휴가 158일을 더해 총 263일의 휴가를 제공해준다. 이 때 KELA라는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지원금을 받게 된다. 남성 역시 양육 참여를 위해 모성 및 부모 휴가기간 중 6일에서 18일까지 별도로 휴가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이 때 부성수당 역시 지급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부모휴가 4개월이 지난 후 부모 중 한 사람이 아이가 3세가 될 때까지 육아휴직이 가능하며, 이후 ‘복직의 권리’를 보장해준다. 따라서 아이가 부모의 손길을 가장 필요로 하는 시기에 곁에서 돌볼 수 있게 함과 동시에 출산 이후에도 원한다면 언제든지 복직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시스템이다. 위 제도를 잘 살펴보면 육아의 부담을 여성에게만 넘기지 않으며 ‘부모휴가’라는 이름으로 남성 역시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였다. 많은 나라들이 위와 같은 휴가 및 지원금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여성들이 출산 후 복직에 성공하여 지속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적다. 일과 가족생활의 양립을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출산 전후로 다양한 보장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출산 후 복직을 하더라도 아직 어린 아이에 대한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복지제도가 우수한 데에는 바로 사회제도들이 아이의 성장을 돌봐주고 부모의 역할을 해준다는 점이다. 여성들이 사회로 다시 돌아가 자신의 일을 하는데 육아걱정이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사회가 아이의 교육 및 성장을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는 결국 핀란드의 보육 및 건강서비스에 대한 제도 마련으로 이어졌으며, 오늘날 세계 최고의 교육이라는 핀란드 교육을 탄생시켰다.
핀란드 복지, 성공의 밑바탕 많은 나라들이 핀란드의 복지정책을 본보기 삼아 자신들의 나라에 적용시키고 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상이하게 다른 경우가 다반사이다. 항상 왜 핀란드에서는 정부가 정책을 실시하면 그것이 대부분 성공으로 이어질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그 답은 밖에서 보는 핀란드가 아닌 핀란드에 와서 직접 그들과 함께 살며 얻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정책은 국민들이 지향하는 바와 그 방향이 같을 때 그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핀란드에 살면서 느낀 핀란드인들의 국민성은 이 나라에서 그 많은 복지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단적인 예로 핀란드는 트램의 나라이다. 한국의 지하철이 도시 내 곳곳을 연결해 주듯이, 핀란드에서는 전차와 같은 트램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이러한 트램에서 가운데 칸은 임산부, 그리고 아이를 동반하고 타는 사람들을 위한 곳이다. 어느 누가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암묵적으로 그렇게 알고 있다. 이렇게 시민들의 발을 대신하는 트램은 평소에는 한적하다. 그러나 어느 나라처럼 출퇴근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붐비게 된다. 이렇게 붐비는 트램 안에서도 가운데 칸에 서있는 사람들은 항상 다음 정류장에서 탈 수도 있는 임산부 및 유모차를 동반한 승객들을 대비한다. 아무리 붐비더라도 트램 문이 열리기도 전에 저 멀리서 유모차를 동반한 여성이 탑승을 준비하고 있는걸 발견한다면, 자연스럽게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유모차의 탑승 역시 돕는 것이 기본이다. 이들이 이렇게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지만 정말 당연하게 해야 될 일인 것이다. 아주 붐비는 트램 안에서도 유모차와 이를 끄는 사람을 위한 공간만큼은 여유로운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핀란드인들의 국민성은 한마디로 ‘정직함과 배려’이다. 다른 유럽 사람들에 비해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핀란드인들이지만 항상 정직하게 행동하며, 자신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배여있다. 지갑이 떨어져 있어도 어느 누구 하나 손대지 않는 정직성, 건널목에서도 사람이 지나갈 것 같으면 미리 항상 멈춰 서주는 자동차 운전자들의 배려심. 핀란드에서 생활하다 보면 핀란드인들의 정직함과 배려심에 매번 놀라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직함과 배려심은 곧 공직자들의 성품으로 이어지며, 모든 정책들은 계획한대로 실행되고 국민들은 이를 믿고 따른다. 핀란드에서 함께 공부하는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이 모이면 핀란드에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면, 그 아이를 위해서도 좋지만, 나 자신을 위해서도 전 세계에서 최고의 복지를 누리게 되는 거라고 이야기를 나눈다. 핀란드의 복지는 결코 보여주기용 복지가 아니다. 진정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제도들이다. 핀란드에서 한 여성으로 이러한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은 '휘바휘바'!, 한국말로 "얼씨구나~ 좋구나!!"가 아닌가!
※ 복지로 기자단은 복지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복지로에서 운영하는 객원기자단입니다. 따라서 본 기사는 복지로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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