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장과 사회보험 사이 : 미국의 노인복지 제도
베이비 부머(Baby Boomer)
2012년 통계 기준 약 3억 천만의 전체 인구 중 베이비 부머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4분의 1에 달하는 7천 6백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베이비 부머 계측은 한국 전 이후를 기준으로 하지만 미국의 베이비 부머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1946년부터1964년 사이에 태어난 특정 인구 및 문화 집단을 일컫는다. 이들은 사회,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왕성한 활동을 하였고, 열심히 일한만큼 벌었다. 그리고 이제 여유로운 남은 생애를 꿈꾸며 본격적인 은퇴를 시작하고있다. 2026년이면 인구의 20% 이상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우리나라처럼 미국도 베이비 부머의 노년기 진입과 은퇴로 인해 노인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재정설계 참고문헌들을 살펴보면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는 은퇴 이전 생활비의 70~80% 정도라고 한다1). 그러나 40% 이상의 베이비 붐어 은퇴자는 이 생활비를 확보할 수 없고, 다른 20%의 수입은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결국 나머지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베이비 부머만이 안정된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1). 이론상으로 말이다.
<출처: http://www.pae300.com/baby-boomers-recognition-day-10-ways-to-celebrate/, 원본은 Empowernetwork.com>
사회보험을 통한 사회보장
미국 역시 사회보장제도에서 사회보험이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사회보험이란 우리나라의5대 사회보험과 같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가입자가 소득의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국가에 내고, 수급 자격조건에 따라 가입 동시 또는 차후에 혜택을 지급받는 사회안전장치이다. 국가는 고용주가 가입자의 세금에 준하는 금액을 매칭해서 납부하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에 월소득의9%가 국민연금에 각출된다고 했을 때 4.5%는 본인이 나머지4.5%는 고용주가 납부하는 식이다. 미국의 대표적 사회보험은 사회보장연금(Social Security Income)과 의료보험 (Medicare)이 있다. 이 사회보험은 은퇴를 설계하고 은퇴 이후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노인들에게 필수적인 투자이다. 두 보험 모두 노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이 아프지 않을리 없고, 저축을 충분히 해 놓았을 가능성도 적지 않은가.
<출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File:Social_security_card.gif>
연금과 의료보험의 현재와 미래
90년대 말 9%이던 한국의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율이 13%로 오르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있었다. 보험료는 계속 오르고 지급율은 계속 낮춰질 것 같은데 얼마나 더 오르고 또 내려갈지 미지수였다. 하지만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베팅하듯 터무니 없는 지급율을 내세웠던 것 자체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생산가능한 인구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연금의 기금 안정성에대한 불안은 쉽게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연금 재정은 미국 사회복지 프로그램 재정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의료보험은 약 14%를 차지하고 있을만큼 예산 점유율이 크다. 하지만 이 예산의 향후 안정성은 불투명하다. 먼저,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한 사회보장연금 지급액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경제활동 인구의 소득세 중 연금과 메디케어로 지출되는 본인 부담율은 소득의 각각 6.2%와 1.45%이다5) . 이제 막 은퇴를 하는 베이비 부머의 경우 평생 충실하게 할당된 금액을 부담해 왔을 것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5천만명의 은퇴자에게 약속된 연금 지급을 하려면 매달 6억 8천만달러가 필요하고, 현재 재정규모로는 약 10년 후면 매달 지급할 수 있는 6억 8천만달러가 없어진다고 한다. 연금을 존속시키려면 한국처럼 보험료 및 지급율 조정이나 수급자격 연령 조정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http://www.ssa.gov/>
미국의 메디케어를 이해하려면 미국의 의료시스템을 알아야 한다. 의약 분업이 철저한 나라이고 의료종사자간 분업도 분명하다. 의료 서비스를 시장경제의 논리에 맡기다보니, 의료서비스와 처방 산업의 힘이 커져 이익단체로서의 입지가 매우 크다. 그러다보니 미국의 의료비용은 한국과 비교하면 참 비싸다. 또한 어떤 보험에 가입했느냐에 따라 편차가 크고, 그 편차는 결국 소득 및 부의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이다. 건강도 부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그나마 메디케어 같은 경우 사보험에 비해 가입자에 한해 평등한 건강, 따라서 부의 재분배를 하고 있는 편인데, 여전히 사유화와 시장경제체제에 맡겨져 자라온 의료시스템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메디케어는 오리지널 플랜 (Default option)과 어드벤티지(Advantage)플랜이 있다. 가입자 비율은 전자가76% 후자가 24% 정도가 된다. 후자에는 플랜 A부터 총 10가지의 큰 옵션이 있고, 공제금과 도넛홀이라고 하는 처방약 금액이 일정액 ($2,570)을 넘으면 본인 부담이 50%로 오르는 조건도 있다. 만일 은퇴 노인과 수급자격이 되는 그의 가족이 메디케어의 혜택을 받는다고 해도, 생활비 중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면 개인파산이나 다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이지만, 양질의 서비스는 곧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의미이므로 비용문제는 곧 서비스의 질과 직결될 수 밖에 없다.
오바마 케어 (Obama Care)
이런 의료시스템의 제한점들 때문에 오바마는 보편주의에 기초한 의료보험 정책을 추진해 왔고, 2010년 3월 일명 오바마 케어인 의료시스템 개혁안에 서명했다. 2014년 1월 기준으로 시행될 예정인데, 특별히 몇 가지 노인들의 의료서비스 이용 개선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다.
첫째로, 메디케어에 가입되어 있는 은퇴자의 경우 더 낮은금액으로 처방약을 구입할 수 있다. 두번째로, 병원력 때문에 의료보험가입에서 거부당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 세번째로, 메디케어 어드벤티지플랜을 개혁하고 파트D 의 도넛홀 조항을 없앤다. 네번째로,노인들이 예방 차원의 서비스 (preventive care)를 무료로 이용할 수있게 된다 3). 단! 주 정부가 이 개선사항들을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적용여부의 관건이다.
장애가 있거나 빈곤한 노인
위에서 이야기한 연금과 의료보험을 보충하는 몇 가지 다른 사회보험 및 공공부조 정책이 있다. 이제까지 연금이라고 이야기 한 Social Security 안에는 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라고 하는 선별적 복지제도가 있다. 빈곤하거나 시력장애를 포함한 장애가 있는 노인 및 성인과 아이들이 수혜 대상이므로 보험료 납부 없이 받는 사회보장제도이다 2). 필요에 따라 매달5~600달러 선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이며 노인만을 대상으로 하진 않지만 노인의 수혜비율이 높다. 전체 노인 인구 중 SSI 를 받는 비율은 2003년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5% 정도였다 1). SSI의 수혜자는 자동적으로 메디케이드 (Medicaid)라고 하는 빈곤하거나 빈곤한 장애인을 위한 의료보험에 가입된다. 대개의 경우 이들은 푸드 스탬프나 현금보조 같은 다른 공공 혜택에도 자동적으로 연결되기도한다. 메디케이드는 의료비용을 스스로 감당하지 못하는 특정 계층에게 의료 서비스를 받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매우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많은 개인 의료서비스업자가 메디케이드환자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이에 대한 해결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Social Security Disability Insurance (SSDI)라고 하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연금 가입자에 대한 프로그램이있다. 앞의 SSI와 Medicaid가 연금제도 자체에 대한 선별적 복지라면, SSDI는 연금제도 안에서 장애 노인을 위한 선별적 복지이다. 따라서 이 혜택을 받는 은퇴자의 경우 메디케이드가 아닌 메디케어의 헤택을 받는다 4).
사회보장과 사회보험 사이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시작된 Social Security Act는 60년대 존슨 (President Johnson) 정부때 단행된 개정 이후로 미국의 빈곤율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은퇴노인을 대상으로 한 연금과 의료보험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살펴보면서 미국의 사회보장제도 중 특히 의료보험은 좀 비싼 사회보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부가적인 선별적 복지 정책들이 있기에 보완이 되기는 한다 (이 정책들에 대한 커버리지나 통계 수치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은 것을 이해해달라). 노인은 아니지만 미국에 살면서 나는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을 달고 산다. 감기나 정기적인 검진이야 괜찮지만 응급실에 실려가거나 정밀검사, 수술 등은 어쩔건가. 비싼 의료비는 자연스레 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적응시킬 수 밖에 없다. 저소득층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전문의 (Specialist) 진료는 물론 의료시설이용 빈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보험을 통한 사회보장이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노인 보험제도는 충분하고 보편적인 사회보장제도는 아닌 듯 하다.
참고문헌
1)Butrica, B.A., Lams, H.M., & Smith, K.E. (2003/2004). The changing impact of Social Security on retirement income in theUnited States. Retrieved from http://www.ssa.gov/policy/docs/ssb/v65n3/v65n3p1.html
2)Difference Between Net. (n.d.). Differencebetween SSI and SSA. Retrieved September 22, 2013 from http://www.differencebetween.net/business/finance-business-2/difference-between-ssi-and-ssa/
3)Obama Care Facts. (2013). Obama CareFacts: Facts on the Obama Health Care Plan. Retrieved from http://obamacarefacts.com/obamacare-facts.php
4) TheU.S.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January, 2013). Difference between Social Security disability and SSI disability. Retrievedfrom http://ssa-custhelp.ssa.gov/app/answers/detail/a_id/245/~/difference-between-social-security-disability-and-ssi-disability
5) TheU.S.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 (2013). Social Security: Understanding the benefits. Retrieved from http://www.socialsecurity.gov/pubs/EN-05-10024.pdf
그 외 통계자료는 Social Welfare Policy and the Social Work Profession 2013년 가을학기 수업 노트에서 얻었습니다.
※ 복지로 기자단은 복지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복지로에서 운영하는 객원기자단입니다.
따라서 본 기사는 복지로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복지생활 > 복지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지로 기자단] 매일 100명의 치매환자가 양산되는 독일 (1) | 2013.11.04 |
---|---|
[복지로 기자단] 노인? No! 제3의 인생? Yes! (1) | 2013.10.31 |
[복지로 기자단] 단돈 만원으로 음악을 배운다! 예술의 나라, 러시아의 음악교육정책 (2) | 2013.10.24 |
[복지로 기자단] 독일의 이민자통합 정책, 독일어만 배워준다면 (1) | 2013.10.23 |
[복지로 기자단] 콜롬비아 장수 복지 정책, ‘Cajas de Compensación Familiar’ (1) | 2013.10.22 |